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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컵라면
    2024-12-10 19:46:47
    박흥덕
    조회수   152

    컵라면

     

     

    폐지가 1kg 당 평균 80원이란다.

     

    100kg을 모아야 8.000원인데,

    폐지 수거하는 노인 분들의 체력, 물리적 부피,

    수거 경쟁 품귀로 인하여 하루 50kg 수거도 어렵다 한다. 

     

    즉, 하루 종일 폐지를 모아

    리어카에 싣고

    허리 구부러지게 끌고 가 팔아도 4,000원,

    편의점 도시락 하나도 살 수 없는 것이다.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도시락은

    법적으로 전량 폐기하거나 반품해야 하므로

    독거노인이나 결식아동에게 무상으로 나눠 줄 수도 없다.

     

    엊그제 아내와 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 옆 건물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이 추운 날씨에 주먹밥을 먹고 있는

    우리 동네 골목 전담 폐지 할머니를 보았다. 

     

    할머니가 가져가시기 쉽도록

    박스를 펴서 묶고,

    알루미늄 캔은 밟아서 모아 내놓고,

    가끔씩 고구마, 김밥, 만두 등을 드리는 아내를 보고

    할머니는 반가운 눈인사를 하면서도

    자신이 아는 체 하는 것이

    우리 내외에게 폐가 될 까봐 주위를 둘러본다.  

     

     

     

    “어머니, 왜 거기서 드셔요.

    이쪽으로 올라 편히 앉으셔요.”

     

    아내가 편의점 앞 테이블을 가리키자,

    할머니는 편의점 쪽을 돌아보며

    고개를 흔드셨다. 

     

    무슨 뜻인지 알만 했다.

    편의점 주인만을 나무랄 수도 없는

    슬픈 현실이다.

     

    아내가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

     “여보, 컵라면 중에서

    어느 게 가장 맛있어요?”

     

    아내가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담고

    뚜껑을 덮어 들고 나가 할머니에게 드렸다,

     

    “따뜻한 국물과 함께 드셔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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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 위로

    두 줄기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

     

     

    퍼온글  컵라면  / (장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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